상해 당대 예술 박물관(Power Station of Art, PSA)
과거와 현재: 1935년에 지어진 옛 난스 발전소(Nanshi Power Plant) 건물을 개조하여 2012년에 개관했습니다.
중국 최초의 국립 현대미술관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미술관 외부에 거대한 온도계로 변신한 165미터 높이의 대형 굴뚝이 있는 것으로도 매우 유명합니다.

거대한 노란색 은행나무 설치 작품은 제15회 상하이 비엔날레(전시명: 꽃이 벌의 날갯짓을 듣나요?)의 일환으로 1층 대형 로비 공간에 전시되었던 알로라 & 칼사디야(Allora & Calzadilla) 작가의 〈Phantom Forest〉라는 작품
휴일 오후 한가한 시내 구경을 할 생각이었는데, 마침 네비게이션으로 설정한 곳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들어가 티켓을 사서 들어갔는데 1틍의 넓은 공간에 나타난 노란 잎들이 주렁 주렁 달렸고, 바닥에도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생화같은 느낌에 살며시 몇 개를 집어보니 꽃잎이 매우 부드럽고 말랑한 모습이었습니다.



제15회 상하이 비엔날레,터키 출신 시각예술가 괴즈데 미미코 튀르칸(Gözde Mimiko Türkkan)의 드로잉 연작.
작품의 주요 특징과 해석신체와 인지의 탐구: 붉은색 잉크나 펜을 사용해 정교하게 그려진 이 연작은 인간의 신체 내부 조직(근육 섬유, 세포 구조, 혈관 네트워크)이나 자연계의 유기적인 패턴을 연상시킵니다.
비엔날레 주제와의 연결: 이번 상하이 비엔날레의 주제인 "꽃이 벌의 날갯짓을 듣나요? (Does the flower hear the bee?)"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감각의 인지 능력, 생명체 간의 미시적인 소통, 그리고 살아있는 유기체의 내부 에너지를 붉은 선의 반복적인 흐름을 통해 시각화했습니다.
시각적 몰입감: 흰 벽면을 따라 격자 구조로 길게 배치된 수많은 프레임은 관람객에게 세포나 신경망이 확장되는 듯한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헤지 신(Heji Shin, 독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국 출신 작가)작품 내용: 이 사진들은 작가가 멕시코에서 밤에 반딧불이들이 짝짓기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한 연작입니다.
비엔날레 주제와의 연결: 제15회 상하이 비엔날레의 주제인 "꽃이 벌의 날갯짓을 듣나요?"는 인간 중심의 감각을 넘어서 동물, 식물, 곤충 등 자연계의 숨겨진 소통과 지능을 탐구합니다.
헤지 신의 반딧불이 연작 역시 어둠 속에서 오직 빛의 신호(발광)만으로 서로를 찾고 교감하는 생명체들의 신비로운 감각 세계를 대형 프레임으로 극대화하여 보여줍니다.어두운 숲속에서 반딧불이들이 뿜어내는 노랗고 초록빛의 강렬한 섬광이 거대한 미술관 벽면을 따라 연속적으로 전시되어 있어, 마치 밤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간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줍니다.

대표적인 시각·청각 설치 예술 작품인 멕시코 출신 예술가 타니아 칸디아니(Tania Candiani)의 〈프롤로그 (Prólogo)〉 연작
이 공간은 시각적인 신비로움뿐만 아니라 귀로 느끼는 감각이 매우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작가: 타니아 칸디아니 (Tania Candiani,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인 다매체 현대미술가)작품 형태: 대형 모자나 식물의 꼬투리(Pod)를 연상시키는 이 구조물들은 대나무와 고리버들(Wicker), 라탄을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정교하게 엮어 만든 것입니다.
천장에 매달려 관람객의 머리 높이까지 내려오도록 설치되었습니다.
소리의 반전: 이 거대한 바구니 형태의 구조물 안쪽에는 각각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작품 밑으로 걸어 들어가면 새들의 지저귐, 소의 울음소리, 시냇물 소리 등 자연에서 채집한 소리들이 흘러나와 머리 위를 감싸 안듯 울려 퍼집니다.
주제와의 연결: 비엔날레의 대주제인 "꽃이 벌의 날갯짓을 듣나요?"에 맞춰, 작가는 바쁜 현대인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온전히 귀를 기울여 자연과 생태계의 주파수에 몸을 맞추는 공감각적 경험을 제안합니다.
빛에 의해 바닥과 벽면에 생기는 은은하고 기하학적인 그림자조차도 마치 하나의 거대한 숲속에 들어온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캐나다의 원로 현대 조각가 김 아담스(Kim Adams)가 오랜 세월에 걸쳐 완성해 가고 있는 대형 미니어처 조각 연작 〈도착 (Arrived)〉(구 제목: 돼지 산/Pig Mountain)
가까이 다가갈수록 숨겨진 수많은 디테일을 발견하게 되는 흥미로운 디오라마 설치 미술입니다.
김 아담스 (Kim Adams, 1951년생 캐나다 조각가)작품 내용: 이 거대한 인조 암석과 이끼로 덮인 산(HO 1/87 비례의 초정밀 미니어처)에는 수백 마리의 야생 돼지와 동물들, 그리고 아슬아슬한 다리와 도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의도의 변화: 작가는 처음에는 동물이 지배하는 가상의 자연을 만들었으나, 점차 미니어처 인간들(하이커, 캠핑족, 관광객 등)을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산은 자연의 순수한 모습이라기보다는 인간들이 몰려와 어지럽혀 놓은 왁자지껄한 유원지나 휴양지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주제와의 연결: 비엔날레의 대주제인 "꽃이 벌의 날갯짓을 듣나요?"의 관점에서, 이 작품은 인간이 자연 생태계에 개입하여 미치는 영향과 파괴적 흔적을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결과물입니다.
멀리서 보면 평화롭고 거대한 초록빛 산처럼 보이지만, 허리를 숙이고 가까이 들여다보면 미니어처 인간들이 벌이는 기상천외하고 복잡한 일상들이 가득 차 있어서 한참 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세계적인 한국 현대미술가 양혜규 작가의 기념비적인 대형 블라인드 설치 미술 작품인 〈비카타르시스적 분산의 부피에 대하여 – 서사적 분산을 수용하기 (Accommodating the Epic Dispersion – On Non-cathartic Volume of Dispersion)〉(2012)
미술관의 거대한 인더스트리얼 천장 구조와 맞물려 압도적인 공간감을 선사하는 제15회 상하이 비엔날레의 핵심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습니다.
작가: 양혜규(Haegue Yang) (국제 무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소재의 매력: 작가의 시그니처 오브제인 알루미늄 베네시안 블라인드를 겹겹이 배열하여 만든 대형 조각입니다. 주황, 파랑, 초록, 갈색 등 다채로운 색상의 블라인드들이 공중에 매달려 기하학적인 덩어리를 이룹니다.투명성과 불투명성: 블라인드의 슬랫(살) 사이로 빛이 통과하거나 차단되면서, 관람객이 전시장 안을 걸어 다니며 움직이는 각도와 시선에 따라 작품이 투명하게 비치기도 하고 단단하게 가려지기도 하는 역동적인 시각적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개념적 의미: 양혜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이동과 이주(Migration), 분단과 분리, 그리고 경계의 모호성을 이야기합니다. 고정되지 않고 열리고 닫히는 블라인드의 특성은 우리가 속한 사회적 경계나 정체성의 유동적인 상태를 은유합니다.

바로 이전 블라인드 조각을 보며 이야기했던 양혜규 작가가 제15회 상하이 비엔날레를 위해 선보인 초대형 벽지 인쇄 연작 〈복합다시점 시야 (Burgeoning Polyscopic Vista)〉(2023)
미술관의 거대한 벽면 하나를 통째로 채운 이 화려하고 기괴한 그래픽 아트는 비엔날레 3층의 가장 상징적인 스폿 중 하나였습니다.
작가: 양혜규(Haegue Yang)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작품 소재: 점착성 비닐 필름에 디지털 컬러 프린트를 하여 벽면에 정교하게 부착한 대형 월페이퍼(Wallpaper) 설치 작품입니다.
시각적 요소: 연한 회색의 단색 배경 위로 의료용 영상 기술(뇌의 MRI 사진, 전자현미경 이미지, 세포 조직 등)과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이프, 호스, 실험용 튜브, 계측기 같은 일상적인 하드웨어 기구들이 중심에 거대하게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주변으로 형형색색의 화려한 식물 이파리와 가시, 촉수 같은 유기적 형태들이 폭발하듯 뻗어 나가며 기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작품의 메시지: 양혜규 작가는 과학·의학이 사물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식별하는 '미시적인 시선(Micro)'과 자연 세계가 가진 통제 불가능한 '거시적인 생명력(Macro)'을 한 스크린에 융합했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의 과학적 이성과 인지 능력이 자연의 지능과 어떻게 결합하고 충돌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양혜규 작가의 독특한 블라인드 입체 조각(이전 사진)뿐만 아니라, 이처럼 평면 디지털 이미지를 거대한 공간에 조화시키는 감각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어 매우 뜻깊은 공간이었습니다.

일본 출신의 미디어 및 바이오 아티스트 아키 이노마타(Aki Inomata)의 장기 프로젝트인 〈조각을 깎는 방법 (How to Carve a Sculpture)〉 연작
전시장 바닥의 나무 무대 위에 세워진 사람 형상의 목조 조각들과, 뒤쪽 벽면에 그려진 오선지 같은 대형 벽화가 한 조를 이루는 흥미로운 설치 작업입니다.
작품 상세 안내 및 해석
작가: 아키 이노마타 (Aki Inomata, 도쿄를 기반으로 인간과 동물의 협업을 탐구하는 아티스트)기발한 제작
방식: 무대 위에 서 있는 조각들은 작가가 직접 깎은 것이 아닙니다. 작가는 나무 기둥 안에 '비단벌레(Jewel beetle)'의 애벌레를 넣었습니다. 애벌레들이 나무 내부를 갉아 먹으며 무작위로 이동하며 만들어낸 독특한 터널과 흔적들을 바탕으로, 3D 스캔 기술과 컴퓨터 연산(CNC 밀링)을 통해 기둥의 겉면을 깎아내어 완성한 조각입니다. 즉, 곤충과 인간 기술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조각입니다.
뒤쪽 벽면의 대형 벽화: 이 작품은 한국계 미국인 청각장애인 아티스트 크리스틴 선 킴(Christine Sun Kim)의 대형 벽화 작업 〈Heavy Relevance〉입니다. 소리를 시각적 궤적으로 표현하는 작가 특유의 거대한 검은 선들이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우며 아키 이노마타의 조각들과 공간 안에서 절묘한 시각적 대화를 나눕니다.
비엔날레 주제와의 연결: 제15회 상하이 비엔날레의 주제인 "꽃이 벌의 날갯짓을 듣나요?"에 완벽히 부합하는 작품입니다. 인간 예술가의 일방적인 창작이 아니라, 작은 곤충의 생태적 활동과 소리를 다루는 시각 언어가 결합하여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선 생태계적 협업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얼핏 보면 거친 나무 질감의 추상 조각처럼 보이지만, 그 형태가 작은 애벌레들의 생명 활동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비하인드를 알고 나면 전시장 전체가 거대한 생태 네트워크처럼 느껴지는 신비로운 공간입니다
워낙 층고가 거대하고 탁 트인 공장형 구조(인프라 건축)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보니, 층수 개념보다는 압도적인 공간감 자체로 뇌리에 강하게 남는 미술관, 작품실 또는 한 작품이 차지하는 방대한 공간들에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 쉬고 싶을 충동이 일어나면 시각아티스트의 어두운 공간에서 잠시 앉아 비디오를 시청을 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비디오 아티스트의 많은 주제들이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나오는 작품들이 많이 있어서, 마치 그들의 사회적 고발을 주제로 만든 작품들이 많다는 느낌이 많았습니다.
제15회 상하이 비엔날레의 여러 영상 방을 둘러보시며 느낀 그 분위기는 현대 비디오 아트가 지닌 가장 강력한 역할 중 하나인 '사회적 고발과 다큐멘터리적 기록' 이 많다는 것입니다.
미술관 곳곳의 어두운 비디오 방에서 마주하셨을 아프리카 어린이와 지역 사회를 다룬 작품들은 다음과 같은 미술사적,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 벨기에 거장 프란시스 알리스(Francis Alÿs)의 〈어린이 놀이〉 연작전시장 곳곳에서 아이들이 등장하는 영상을 보면서, 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핵심 작가 중 한 명인 프란시스 알리스(Francis Alÿs)의 작품
작품 방식: 작가는 수십 년간 콩고민주공화국,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전 세계의 전쟁 접경 지역이나 빈민가, 소외된 아프리카 국가들을 찾아다니며 그곳 어린이들이 노는 모습을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숨겨진 사회적 고발: 영상 속 아이들은 빈곤, 내전, 자원 착취 등 어른들이 망쳐놓은 참혹하고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달팽이 껍데기를 굴리거나, 진흙 위에서 공놀이를 하며 자신들만의 순수한 '놀이'를 발명해 냅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비극적인 사회적 현실을 고발하는 동시에,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의 강인함과 인간의 원초적인 지능을 보여줍니다.
2. 제3세계와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 현대 비디오 아티스트들은 아프리카의 아이들이나 원주민들의 일상을 통해 서구 중심의 자본주의가 저지른 불평등과 환경 파괴를 폭로하곤 합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스마트폰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코발트 광산에서 노동하는 현실이나, 기후 변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생태적 난민의 모습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들이 현대 비엔날레의 단골 주제로 등장합니다.
3. 비엔날레 주제와의 연결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인 "꽃이 벌의 날갯짓을 듣나요?"는 단순히 식물과 곤충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중심부(권력층)가 주변부(소외계층, 아프리카의 아이들, 비인간 생명체)의 신호와 고통을 제대로 듣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미디어가 보여주는 자극적인 뉴스를 넘어, 예술가의 카메라를 통해 그들의 삶을 온전히 대면하게 만드는 시도입니다.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예술이 가진 사회적 메시지와 울림에 깊이 공감하였음을 이번 미술관에서 받은 인상이었습니다.

예술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4층의 창가에 기대어 잠시 황푸강을 바라보았습니다.
미술관 바로 앞을 흐르는 강이 황푸강이며,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고층 빌딩과 아파트 단지들은 푸동(Pudong) 지역입니다.
강 건너편 오른쪽에 보이는 붉은색/오렌지색 대형 크레인은 과거 이 지역이 거대한 조선소와 공장 지대였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구조물입니다.
이렇게 오늘 상해의 예술 박물관을 보면서, 도심 한가운데 있던 공장이나 구 유물들을 리모델링하여 예술 박물관으로 꾸민것도 대단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상해에는 그런 리모델링을 하여 빌딩숲속에서도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제법 많다고 합니다.
'중국여행 > 상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상해 우원로(上海愚园路) 역사산책과 카페 핫플-2 (1) | 2026.06.23 |
|---|---|
| 상해 우원로(上海愚园路) 역사산책과 카페 핫플-1 (0) | 2026.06.21 |
| [상해이야기] 설 연휴, 우리 가족이 통째로 빌린苏州河(소주하) 유람선! 중산공원 출발 힐링 코스 (0) | 2026.06.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