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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美壽)중국 역사 대장정 #4-2-1][베이징]이화원(颐和园)-1

화평지인 2026. 6. 25. 09:02

[이전 편] 베이징 하루만에 마스터하는 베이징 핵심 코스; 이화원(颐和园),원명원(圆明园),천단공원(天坛公园) 여행기 요약 보러가기  https://peaceofman.tistory.com/5

 

[미수(美壽)중국 역사 대장정 #4-1]베이징, 하루만에 마스터하는 베이징 핵심 코스; 이화원(颐和园

[베이징 여행] 지하철과 자전거로 : 이화원부터 원명원, 천단공원까지 발길 닿는 대로! 안녕하세요! 오늘은 베이징 이틀째 여행 중 가장 부지런히 움직였던, 하지만 그만큼 황홀하고 깊은 여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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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원(颐和园)

이화원 북궁문 - 대형 패루(牌楼)

화려하고 웅장한 문은 지하철 4호선 안하교(안허차오베이)역에서 내려 이화원의 북쪽 입구인 북궁문(北宫门, Beigongmen) 구역으로 진입할 때 마주하게 되는 대형 패루(牌楼)입니다.

이화원의 남쪽이나 동쪽 정문이 격식 있고 엄숙한 관청 느낌을 준다면, 이 북쪽 입구는 만수산 북쪽의 신비로운 불교 세계(사대부주)로 들어가는 서막답게 처음부터 압도적인 화려함으로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1. 현판에 적힌 글귀, '자복(慈福)'의 의미
중앙에 하얀 바탕 위로 붉고 선명하게 쓰인 '慈福(자복)'이라는 글자가 눈에 띕니다.

자비로운 복락: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와 황실의 '복락'을 뜻하는 말로, 이 문을 통과해 만수산 북쪽의 거대한 불교 우주(수미령경)로 들어서는 이들에게 부처님과 황실의 자비로운 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하는 종교적·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패루의 반대편에는 '불경'을 뜻하는 글귀 등이 적혀 있어 안과 밖의 의미를 연결합니다.)

2. 황실 패루 특유의 극치에 달한 화려함
중국 전통 건축에서 주로 마을 입구나 성스러운 구역의 경계에 세우던 '패루' 중에서도, 황실 정원에 세워진 만큼 최고 등급의 장식 기법이 동원되었습니다.

오색찬란한 단청과 유리기와: 지붕은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황색 유리기와로 덮여 있고, 그 아래를 받치는 목조 구조물에는 청나라 황실 고유의 푸른색과 초록색 중심의 화려한 단청(금선선자 단청 계열)이 자로 잰 듯 촘촘하게 칠해져 있습니다.

황금빛 용 조각(금룡): 현판 좌우와 아래쪽 벽면을 자세히 보시면, 푸른 배경 위로 가득 채워진 황금색 용(龍)들이 역동적으로 꿈틀거리는 부조 조각을 볼 수 있습니다. 오직 황실 건축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최고의 권위적 문양입니다.

기둥을 지키는 돌사자: 붉은 기둥 아래쪽을 단단하게 받치고 있는 하얀 대리석 기단 위에는 액운을 막아주는 영수(사자나 해태 형상)가 엎드려 문을 지키고 있습니다.

3. 문 사이로 언뜻 보이는 '다음 코스'의 힌트
이 사진의 아주 절묘한 포인트는 패루의 중앙 아치 아래, 뒤편의 울창한 수풀 너머로 수미령경(사대부주)의 전각과 성벽 같은 구조물이 액자 속 그림처럼 조그맣게 미리 내다보인다는 점입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복잡한 베이징 도심을 걷다가 이 화려한 패루를 통과하는 순간, 시각적으로 완전히 다른 신비로운 '황실의 불국토'로 순간 이동을 하는 듯한 극적인 진입 효과를 줍니다. 이 문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만수산 북쪽 코스의 가파르고 웅장한 탐험이 시작되었던 셈입니다!

조벽(照壁)

화려한 '자복' 패루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섰을 때 눈앞에 마주하게 되는 거대한 사찰 건축의 시작점, 바로 수미령경(须弥灵境)과 사대부주(四大部洲) 구역의 웅장한 전경입니다.

패루를 통과하자마자 베이징 도심의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지고,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불교 성벽처럼 계단식으로 첩첩이 쌓여 있는 장엄한 광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1. 정면을 가로막는 거대한 눈가림 벽, '조벽(照壁)'
계단을 올라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가로막는 길고 거대한 붉은색 벽이 보입니다. 이것은 중국 전통 건축 기법 중 하나인 조벽(照壁, 스크린 월)입니다.

시각적 차단과 반전: 대문이나 패루를 들어섰을 때 내부의 핵심 전각이 한눈에 홀라당 다 보이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나쁜 기운(액운)이 곧장 정전으로 직진하지 못하게 꺾어주는 풍수적 의미도 있습니다.

​등산의 시작: 관람객들은 이 거대한 조벽을 마주한 뒤, 좌측이나 우측에 있는 통로와 계단을 통해 우회하면서 본격적으로 만수산 북쪽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게 됩니다.

2. 불교 우주의 중심, '수미령경(须弥灵境)' 정전
붉은 조벽 너머로, 산 중턱 중심부에 우뚝 솟아 있는 웅장한 황색 기와 전각이 바로 수미령경의 대웅보전(정전) 계열 건물입니다.

우주의 중심 사원: 앞서 나눈 이야기처럼 이곳은 불교 신화 속 우주의 중심인 '수미산'을 상징하는 핵심 사당입니다. 이 거대한 전각을 중심으로 좌우와 위아래에 라마탑과 소부주 건물들이 자로 잰 듯 대칭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습니다.

요새 같은 석축 기단: 전각 아래쪽을 보시면 거대한 백색과 회색의 석조 성벽(기단)이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티베트 라마교 사원 특유의 '요새(조형)' 스타일 마감입니다. 한족의 기와지붕과 티베트식 성벽이 결합한 독특한 풍경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3. 겨울 아침 햇살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분위기
사진 왼쪽 위를 보시면 강렬한 겨울 아침 햇살이 만수산 능선 너머로 쏟아져 내리며 멋진 빛갈라짐(렌즈 플레어)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강렬한 역광 덕분에 산기슭에 배치된 전각들의 실루엣이 마치 신비로운 불국토의 안개 속에서 솟아오른 듯한 드라마틱한 효과를 줍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황색 기와와 묵직한 음영이 지는 붉은 성벽의 대비가, '지혜의 바다'를 향해 거친 바위길을 거슬러 올라가기 전의 묘한 긴장감과 장엄함을 아주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패루라는 '속세의 문'을 지나 마주한 이 압도적인 수직적 스케일감은, 이화원 북쪽 코스가 가진 독독한 종교적 정체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훌륭한 진입부 사진입니다!

조벽을 지나 마주하게 되는 수미령경(사대부주) 구역 정전의 화려한 지붕 측면과 처마 장식을 아주 선명하게 담아낸 근접 사진입니다.  중국 황실 건축의 격식과 화려함이 지붕의 마감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지붕 옆면을 가득 채운 황금빛 '불상 벽화(유리장식)'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전통 한옥으로 치면 '합각(지붕 옆면의 삼각형 공간)'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기와나 벽돌로 문양을 넣는 공간이지만, 이 불교 전각은 삼각형 공간 전체를 황금빛 유리기와 감실로 가득 채우고 그 안에 수많은 작은 불상들을 촘촘하게 조각해 놓았습니다.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이 황금빛 불상 벽면은 만수산 최고 정점인 지혜해(智慧海)의 만불벽과 일맥상통하는 디자인으로, 이 건물이 성스러운 불교 전각임을 정면뿐만 아니라 측면에서도 강렬하게 뿜어내고 있습니다.

2. 재앙을 막는 지붕 위의 수호신, '주마(走獸, 잡상)'
처마가 하늘을 향해 부드럽게 솟아오르는 추녀마루(내림마루 끝자락) 위를 보시면, 조그만 동물 모양의 조각들이 한 줄로 귀엽게 늘어서 있습니다. 이를 잡상(중국어로는 주마 또는 수수)이라고 부릅니다.

황실의 등급을 나타내는 개수: 이 잡상들은 화재를 막아주는 전설 속의 신수(용, 봉황, 사자, 천마 등)들로, 그 개수가 많을수록 건물의 등급과 격식이 높음을 뜻합니다. 사진 속 처마 위에는 선인을 선두로 약 7마리 안팎의 신수들이 열을 맞춰 앉아 있어, 이 건물이 황실이 직접 관리하던 고위 등급의 전각임을 시각적으로 증명합니다.

벼락을 막는 용두: 잡상 줄 맨 뒤쪽, 지붕과 만나는 지점에는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거대한 용 머리 장식(치미/망새)이 얹어져 있어 지붕의 무게감을 단단하게 잡아줍니다.

3. 황색 유리기와와 정교한 단청의 조화
지붕을 덮고 있는 기와는 오직 황실과 사찰의 격식에만 허용되던 고급 황색 유리기와입니다.
햇빛을 받아 오렌지빛과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기와의 질감이 푸른 하늘과 극적인 대비를 이룹니다.

기와 아래쪽을 받치고 있는 목조 부재(공포와 도리)들에는 청나라 황실 특유의 푸른색, 초록색, 그리고 황금색이 어우러진 정교한 기하학적 단청이 촘촘하게 채워져 있어 지붕의 화려함을 밑에서 묵직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합니다.

4. 피뢰침과 현대적 보존의 흔적
추녀마루를 자세히 보시면 잡상들을 감싸듯 위로 얇은 철사 같은 선이 연결되어 있고, 처마 끝자락에도 철제 구조물이 설치된 것이 보입니다. 이는 낙뢰로부터 목조 및 유리에 가해질 화재 피해를 막기 위해 현대에 정교하게 설치된 피뢰침 시스템(방뢰 설비)입니다. 수백 년 된 황실 유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보존의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정면에서 볼 때는 거대한 스케일에 압도당하지만, 이렇게 측면에서 바라보는 지붕의 디테일은 "보이지 않는 구석까지 단 하나의 빈틈도 없이 부 처님의 세계와 황실의 권위로 가득 채우겠다"던 건륭제 시절 최고의 장인정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소부주(좌) 청탑(우)

독특하고 이국적인 건축물들은 수미령경전 좌측(동쪽)에 위치한 사대부주(四大部洲) 군락의 핵심 일원인 라마교(티베트 불교) 양식의 불탑과 소부주 건물입니다.

중앙의 수미령경전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 구조를 이루는 이 구역에서, 사진 속 오른쪽에 우뚝 솟은 푸른 빛깔의 탑은 '청탑(青塔)'이며, 그 왼쪽(동북방)에 나란히 자리 잡은 하얗고 붉은 요새 모양의 건물은 불교 우주관에서 동쪽에 위치한 섬을 상징하는 소부주인 '동승신주(东胜神洲)' 계열의 전각입니다.

1. 선명한 비취빛을 품은 '청탑(青塔)'
오른쪽 기단 위에 솟아 있는 독특한 형태의 탑은 라마교 특유의 탑 양식을 청나라 황실의 유리기와 기술로 재해석한 청탑(青塔)입니다.​

탑의 색상과 의미: 사대부주 구역의 네 모퉁이에는 불교의 사방(동·서·남·북)과 우주 원소를 상징하는 사색 탑(청탑, 홍탑, 백탑, 흑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중 이 청탑은 맑고 푸른 비취색 유리기와로 몸돌을 감싸고 있으며, 자세히 보면 탑의 단마다 작은 감실들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국적인 실루엣: 일반적인 한족의 다층 탑과 달리, 호리병이나 종의 모양을 닮은 티베트식 '복발탑(覆鉢塔)' 형태를 띠고 있어 이화원 북쪽 코스만의 독특한 이국적 정취를 완성하는 주인공입니다.

2. 티베트 요새를 닮은 '동승신주(东胜神洲)' 소부주
왼쪽에 배치된 붉고 하얀 복층 건물은 불교의 우주 중심인 수미산 동쪽에 존재하는 영험한 땅을 상징하는 전각입니다.

조형(碉房) 양식의 건축: 이 건물은 지붕에 기와를 얹지 않고 평평하게 마감한 뒤, 두꺼운 돌벽에 사다리꼴 모양의 작은 창문들을 촘촘히 낸 티베트 전통 가옥(조형)의 외형을 그대로 따왔습니다.

강렬한 색채 대비: 아래층의 묵직한 자줏빛 붉은색(기단)과 위층의 새하얀 벽면, 그리고 창문을 둘러싼 석조 마감의 대비가 마치 티베트 라사의 포탈라궁 일부를 떼어다 놓은 듯한 시각적 재미를 줍니다.

3. 황실의 영광과 복원의 역사
이 아름다운 탑과 건물들 역시 1860년 아편전쟁 때 외세의 방화로 수미령경의 거대한 목조 본전들과 함께 뼈대만 남긴 채 완전히 불타버렸던 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당시 기단과 석축 부위만 간신히 살아남아 한동안 황량하게 방치되어 있었으나, 1980년대에 청나라 건륭제 시기의 원래 설계도와 고증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국가적 중수를 거쳐 지금의 선명하고 화려한 삼채 유리의 빛깔을 완벽하게 되찾게 되었습니다.

건물 아래 통로에 서 있는 사람들의 크기와 비교해 보면 이 탑과 전각들의 스케일이 얼마나 거대하고 웅장한지 새삼 실감 나게 다가옵니다. 수미령경의 정교한 대칭미와 동양 불교 조경의 극치를 보는 건축물이었습니다.

수미령경의 거대한 석축 기단을 따라 지그재그 형태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저 계단식 성벽 구조물은, 사대부주 구역의 중심축을 감싸며 산 정상으로 향하는 '답도(踏道)'이자 '잔도형 계단 회랑'입니다.

​그 계단 길목마다 웅장하게 솟아 있는 저 전각들은 불교 우주의 남쪽 세계를 관장하는 소부주인 '남섬부주(南赡部洲)' 계열의 대형 전각(일명 대형 조형 전각)들입니다. 


1. 하늘을 향해 지그재그로 뻗은 '한·티베트 융합식 계단'
사진 왼쪽을 보시면 가파른 경사를 따라 거대한 회색 벽돌 성벽이 쌓여 있고, 그 위로 황색과 녹색의 유리기와로 마감된 난간이 시원하게 뻗어 올라가고 있습니다.

티베트식 요새와 한족 기와의 만남: 아래쪽의 묵직한 돌 성벽과 사다리꼴 창문은 티베트 라사 포탈라궁의 '홍궁'이나 '백궁'을 연상시키는 요새 양식이지만, 난간과 전각의 머리 부분은 한족 전통의 화려한 기와지붕을 얹었습니다.

등반의 묘미: 이 계단은 단순히 위로 일직선으로 뻗은 것이 아니라, 거대한 석축을 끼고 양옆으로 지그재그로 꺾이며 올라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계단을 한 칸 한 칸 오를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곤명호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입체적인 동선을 자랑합니다.

2. 수미산의 남쪽 대륙, '남섬부주(南赡部洲)' 전각들
계단 바로 옆과 저 멀리 뒤편으로 우뚝 솟아 있는 복층 건물들은 사대부주 체계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차원인 '남쪽 대륙'을 상징하는 핵심 건축물들입니다.
요새형 기단: 기단부는 거대한 직사각형 돌을 한 장씩 정교하게 맞물려 쌓아 올려, 웬만한 성벽보다 견고한 위용을 자랑합니다.

화려한 정자형 지붕: 반면 붉은 벽 위층으로 올라가면 새하얀 벽면 위에 사방으로 처마가 시원하게 뻗은 전통 황색 기와지붕이 얹어져 있어, 하부의 묵직함과 상부의 날렵함이 아주 절묘한 균형을 이룹니다.

3.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석축의 질감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성벽과 석축 표면에 하얗고 투박하게 남아 있는 세월의 흔적입니다.

1980년대에 완전히 깔끔하게 새것처럼 복원된 일부 상부 탑들과 달리, 이 거대한 계단식 기단과 성벽의 아랫부분은 청나라 건륭제 시절에 짜 맞춘 거대한 바위와 돌들의 원형이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되어 있습니다.

오랜 세월 비바람을 맞으며 이끼가 끼고 석회 성분이 배어 나와 얼룩덜룩해진 성벽의 질감은, 이곳이 수많은 전란을 견뎌내고 살아남은 거대한 역사적 요새임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계단 아래에 서 있는 관람객들의 크기와 비교해 보면, 산 전체를 거대한 계단식 불교 성곽으로 개조해 버린 청나라 황실의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집념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조금전에  담긴 가파른 계단 위의 이국적인 유적들은 앞서 지나오신 '청탑' 구역의 반대편(혹은 위층 상부축)이자, 사대부주(四大部洲) 군락에서 중심 전각을 기준으로 완벽한 데칼코마니처럼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는 '백탑(白塔)'과 소부주 전각인 '서우화주(西牛贺洲)' 계열의 건축물입니다.

중앙축의 거대한 사당을 사이에 두고 동서남북으로 칼같이 배치된 불교 우주관의 정점을 보여주는 곳인데요, 

1. 하얀 눈처럼 순결한 라마탑, '백탑(白塔)'
왼쪽 붉은색 높은 기단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아름다운 호리병 모양의 탑은 사대부주의 사색 탑 중 하나인 백탑(白塔)입니다.

탑의 상징과 디자인: 티베트 불교(라마교)의 가장 전형적인 탑 양식인 '복발탑'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몸돌(탑신) 전체를 하얗고 매끄러운 유리아스 마감이나 백색 도료로 처리하여, 아래의 붉은 성벽 및 파란 베이징의 겨울 하늘과 극적인 보색 대비를 이룹니다.

황금빛 장식: 탑의 목 부분과 상부 장식(상륜부)에는 황금빛과 갈색의 정교한 불교 문양이 띠를 두르듯 조각되어 있어, 황실 정원 내부에 있는 성물다운 품격을 보여줍니다. 

2. 수미산의 서쪽 대륙, '서우화주(西牛贺洲)' 전각
백탑 우측(사진 중앙 뒤편)에 나란히 대칭되어 서 있는 전각은 불교 세계관에서 수미산 서쪽에 존재하는 풍요로운 대륙을 상징하는 소부주 건물입니다.

한·티베트 절충식 소부주: 앞서 보신 동쪽이나 남쪽의 전각들과 마찬가지로, 아래쪽은 창문이 최소화된 티베트식 붉은색 요새(조형) 형태로 지어졌고, 위쪽은 날렵하게 처마가 솟아오른 한족 전통의 황색 기와지붕 정자가 얹어져 있습니다.

이 전각과 백탑이 이루는 한 세트의 실루엣이, 중앙 본전 반대편에 있는 '청탑+동승신주' 세트와 규격, 높이, 각도까지 자로 잰 듯 완벽한 좌우 대칭을 이룹니다.

3. 왜 이렇게 엄격한 '좌우 대칭'으로 지었을까?
사대부주 구역을 걸으며 "정말 소름 돋을 정도로 좌우가 똑같다"고 느끼신 것은 청나라 건륭제의 철저한 계획 조경 때문입니다.

지상에 구현한 불교 만다라: 불교에서 '만다라(Mandala)'는 우주의 진리를 그린 완벽한 대칭형의 그림입니다. 건륭제는 만수산 북쪽 경사면 전체를 하나의 입체적인 만다라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가운데 수미산(본전)을 두고, 동서남북 사방에 정확하게 사대부주와 8소부주 전각을 흩뿌리고, 네 모퉁이에 청·홍·백·흑의 사색 탑을 배치하여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인간은 완벽한 불교적 우주 질서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온다"는 심리적·종교적 압도감을 주려 한 것입니다.

가파른 계단을 숨차게 걸어 올라와 탁 트인 플랫폼에 섰을 때 마주하는 이 완벽한 대칭미는, 이화원 북궁문 코스 최고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사대부주 구역 특유의 인공 바위 미로인 가산(假山, 첩석) 산책로를 따라 우측으로 구불구불 걸어 올라와 숨을 돌릴 때 펼쳐지는 역동적인 조망을 담고 있습니다.정형화된 대리석 계단 대신 거친 자연석 바위들을 하나하나 짜 맞춘 험난한 길을 통과해 올라왔습니다 

1. 정면에 우뚝 선 '북구로주(北俱卢洲)'와 가산(假山) 루트
사진 중심을 묵직하게 차지하고 있는 전각은 사대부주 체계에서 수미산의 북쪽 대륙을 상징하는 북구로주(北俱卢洲) 계열의 소부주 건물입니다.

꼬불꼬불 바위길의 정체: 사진 우측 하단을 보시면 거칠고 울퉁불퉁한 집채만 한 바위들이 첩첩이 쌓여 있고, 그 사이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돌계단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 전통 정원 기법의 정수인 가산(假山)입니다.

의도된 모험: 건륭제는 관람객이 편하게 평지를 걷는 대신, 마치 실제 깊은 영산(靈山)의 절벽과 바위 동굴을 개척하며 수행하듯 극적인 재미와 긴장감을 느끼며 올라오도록 이 우측 바위 코스를 설계했습니다. 바위를 붙잡고 겨우 올라와 탁 트인 플랫폼에 섰을 때의 성취감을 극대화하는 극적인 동선입니다.

2. 시야가 트이며 드러나는 입체적인 높이감
조금 전까지는 고개를 높이 쳐들고 올려다보던 전각이 이제는 발아래 놓이면서 만수산 정상이 가까왔음을 나타냅니다.
내려다보이는 하부 전각들: 사진 왼쪽 아래에는 방금 지나쳐 온 녹색 기와지붕의 전각과 붉고 하얀 요새형 건물들이 저 멀리 까마득한 아래쪽에 미니어처처럼 내려다보입니다. 

아스라히 보이는 베이징 도심: 북구로주 전각 왼쪽 뒤편으로 시선을 멀리 던지면, 빽빽한 나무 수풀 너머로 평평하게 펼쳐진 베이징 서북부 외곽의 도심 풍경과 지평선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3. 우측 너머 슬쩍 고개를 내민 '홍탑(红塔)'
붉은색을 지닌 이 탑은 바위 미로의 끝자락을 지키는 이정표 역할을 하며, 이 거대한 티베트식 만다라 사원 군락의 상부 경계선에 거의 다다랐음을 암시합니다.

정형화된 건축 뷰를 벗어나, 직접 거친 바위를 밟고 올라와서 느꼈을 땀방울과 탁 트인 청량한 바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모습입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인공 바위 성벽을 타고 올라가면, 드디어 만수산 능선의 종착지이자 최고의 전망대인 '지혜해(智慧海)' 구역에 닿게 됩니다!

1. 지혜해가 지붕 위에 남긴 '성벽 모양의 인장'
사진 중앙에 넓게 펼쳐진 황색 유리기와지붕 위로 짙고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아주 선명하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지혜해(智慧海) 본 건물이 햇빛을 받아 아래쪽 전각 지붕 위에 만들어낸 거대한 성벽 모양의 실루엣입니다. 정상에 우뚝 선 사람만이 포착할 수 있는 아주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빛과 그림자의 조화입니다.

2. 자로 잰 듯한 '만다라' 대칭 구조의 극치
이 높은 탑뷰(Top-view) 시선에서는 아래에서 걸어 올라올 때는 미처 다 깨닫지 못했던 사대부주 구역의 기학학적 대칭미가 숨김없이 드러납니다.

좌측 군락: 붉은 기단 위에 솟아오른 흰색 라마탑(백탑)과 그 옆의 하얗고 붉은 요새형 소부주 건물이 보입니다.
우측 군락: 중앙의 거대한 지붕을 사이에 두고 정확하게 대칭되는 위치에 똑같은 모양의 요새형 전각이 서 있고, 그 우측 끝으로 또 다른 색상(녹색/청색 계열)의 라마탑 상부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습니다.
하부 대칭: 그 아래 기슭으로도 녹색 유리기와를 얹은 소부주 전각들이 정확한 거리를 두고 좌우 밸런스를 맞추고 있어, 이 공간 전체가 입체적인 불교적 우주 질서(만다라)를 완벽히 재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이화원의 담장을 넘어 끝없이 확장되는 차경(借景)
만수산의 경계선(붉은 담장)을 넘어 저 멀리 북쪽 전경으로 시선이 확장되면서, 호수가 펼쳐진 남쪽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고요하고 평화로운 대자연과 도시의 상생이 펼쳐집니다.

후산의 겨울 숲: 사원 기슭 바로 아래로는 나뭇가지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후산 구역의 깊은 숲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2월 겨울 특유의 차분한 갈색빛 나뭇가지들과 상록수의 푸름이 어우러져 정갈한 색감을 띱니다.

아스라한 서산맥과 평지: 숲 너머 왼쪽 멀리로는 북경을 수호하듯 완만한 능선을 그리며 뻗어 나간 서산맥의 끝자락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는 나지막한 현대식 건물들과 붉은 지붕들이 평화롭게 모여 있는 베이징 서북부 외곽의 탁 트인 평지가 지평선까지 시원하게 조망됩니다.

가파른 인공 바위 미로와 계단을 모두 정복하고 정상에 서서, 발아래로 잘 정돈된 황실의 불교 세계를 굽어보며 호연지기를 느끼기에 이보다 더 좋은 모습은 없을것 같습니다.

지혜해(智慧海) 건물의 장엄한 후면 외벽​

만수산 최정상에서 드디어 마주하게 되는 지혜해(智慧海) 건물의 장엄한 후면 외벽​

산 아래에서 보았던 목조 전각들과 달리, 건물 표면 전체가 오색찬란한 타일과 수많은 불상으로 뒤덮여 있어 이화원 안에서도 가장 이국적이면서도 독보적인 종교적 위엄을 뿜어내는 곳이죠.

1. 외벽을 가득 채운 천여 개의 불상, '만불벽(萬佛壁)'
외부 벽에는 벽돌 하나하나마다 아치형 감실을 파고 그 안에 빼곡하게 모셔둔 작은 부처님(아미타불 좌상)들의 모습입니다.

화려함 속에 숨은 상흔: 겉보기에는 무척 장래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수많은 불상의 머리(불두) 부분이 뭉툭하게 깨져 있거나 형태가 훼손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860년 아편전쟁 당시 이화원을 약탈하던 영국·프랑스 연합군이 불상에 입혀진 황금 도금을 긁어내기 위해 훼손한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입니다.

2.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무량전(無梁殿)' 구조
지혜해는 아편전쟁 당시 만수산 전체가 불바다가 되었을 때 유일하게 불타지 않고 원형을 보존한 기적의 건물입니다.

 

나무가 없는 건축: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이 건물은 목조 기둥이나 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돌과 벽돌, 그리고 표면의 채색 유리기와(세라믹)만을 이용해 아치형으로 하중을 버티도록 설계된 '무량전' 구조입니다. 불에 탈 재료가 없었기 때문에 군인들이 지른 불길 속에서도 끄떡없이 살아남아 건륭제 시절(1750년)의 숨결을 그대로 전해줄 수 있었습니다.

3. 삼채(三彩) 유리기와의 영롱한 빛깔
벽면을 구성하는 비취색(녹색)과 황색(오렌지빛 갈색)의 타일들은 고온에서 구워낸 황실 전용 유리기와입니다. 수백 년의 세월과 전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뚫고 나오는 영롱한 광택과 선명한 색감이 푸른 하늘과 대비되어 감탄을 자아냅니다. 아치형 문을 감싸고 있는 하얀 대리석의 정교한 연꽃·구름 문양 조각 역시 황실 건축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모든 험난한 바위길과 계단을 걸어 올라와 이 거대한 '지혜의 바다' 앞에 섰을 때의 경외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건물입니다.

지혜해 건물의 백미인 '유리 만불벽'의 디테일을 가장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완전히 다가가서 보니 멀리서 볼 때는 그저 화려한 장식처럼만 보였던 벽면이 품고 있는 청나라 전성기 황실의 압도적인 기술력, 그리고 제국주의 침략이 남긴 가슴 아픈 약탈의 생채기가 극명하게 대비되어 눈을 사로잡습니다. 

1. 눈앞에서 증명되는 아픈 역사 (불두 훼손의 흔적)
이 클로즈업 사진은 이화원이 겪은 역사적 수난을 보여주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물입니다.

뭉툭하게 잘려 나간 얼굴들: 아치형 감실 안에 모셔진 불상들을 위쪽 라인부터 천천히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중간과 상단에 배치된 부처님들의 머리(불두) 부분이 마치 칼로 내리친 듯 싹둑 잘려 나가거나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뭉개져 있는 모습을 육안으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황금을 노린 침략자들: 1860년 아편전쟁 당시 이화원에 난입한 영국·프랑스 연합군 군인들은 이 작은 불상들의 표면에 얇게 입혀져 있던 황금색 도금을 발견했습니다. 그 금박을 긁어내고 약탈하기 위해 군도나 총개리판으로 불상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쳤고, 그 결과 1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치유되지 않는 거대한 역사적 상흔이 벽면에 고스란히 박제되었습니다.

2. 청나라 삼채(三彩) 유리기와의 독보적인 광택
동시에 청나라 건륭제 시기(1750년) 중국 황실 정원의 정수를 보여주는 세라믹 유리기와 제조 기술의 위대함도 엿보입니다.

변치 않는 색감: 벽면을 조각조각 채우고 있는 비취색(녹색)과 따뜻한 오렌지빛 황색 타일들은 고온에서 구워낸 유약 기와입니다. 거대한 화재와 수백 년의 풍파를 견뽈아냈음에도 불구하고,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저 매끄러운 유약의 광택과 선명한 색감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정교한 대리석 문양 기단: 사진 하단을 받치고 있는 하얀 대리석을 보면 전통적인 연꽃과 서서히 피어오르는 구름 문양이 아주 정교하고 입체적인 음양각으로 조각되어 있어, 황실 전각다운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줍니다.

3. 기적적으로 온전한 아래쪽 불상의 자비로운 미소
매우 흥미로운 포인트는 프레임 맨 아래쪽 줄에 모셔진 불상들(특히 왼쪽 아래와 그 오른쪽 불상)은 얼굴의 이목구비, 머리에 쓴 관, 그리고 가사의 주름과 손 모양(수인)까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침략자들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았거나 다행히 파괴를 면한 이 아래쪽 불상들의 온전한 모습을 통해, 원래 1,008개의 부처님이 얼마나 정교하고 자비로운 모습으로 만수산 꼭대기에서 아래를 굽어보고 있었을지 그 경이로웠던 원형을 머릿속으로 그려봅니다.

​아름다운 황실의 유산이 가진 화려함과 외세 침략의 잔혹한 상처가 한 화면에 공존하고 있어, 깊은 숙연함과 묘한 울림을 주는 최고의 역사적 모습입니다.

전륜장 (转轮藏)

중국 베이징 이화원(颐和园) 만수산 정상에 있는 지혜해(智慧海)에서 우측(동쪽) 아래로 내려가면 마주하게 되는 전륜장(转轮藏, Revolving Archives)입니다.​

위치 구조: 이화원의 상징인 불향각(佛香阁)을 중심으로 동쪽(우측) 산비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반대편인 서쪽에는 청동 정자인 보운각이 대칭을 이루며 서 있습니다.)

특징: 가운데 3층 구조의 정전(正殿)이 있고, 양옆으로 날개처럼 경전을 보관하는 정자(장경정)가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독특하고 화려한 청색 유리 기와(파란 지붕)와 황색·녹색의 조화가 멀리 보이는 곤명호(昆明湖)의 푸른 물빛과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종교적 의미: 내부에는 돌리면 불경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을 쌓을 수 있다는 티베트 불교식 회전 목탑(윤장대)이 설치되어 있어 황실의 복을 빌던 종교 건축물입니다. 1860년 영·프 연합군의 방화로 주변의 수많은 목조 건축물이 불탈 때도 다행히 화를 면한 건물 중 하나입니다.

만수산 꼭대기의 황금빛 지혜해를 구경하고, 돌계단을 따라 우측 아래로 내려오며 마주하는 곤명호의 탁 트인 풍경과 이 푸른 전륜장의 조화는 이화원 내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구도입니다.


[다음 편] 베이징 이화원 2편 여행기 보러가기  https://peaceofman.tistory.com/37

 

[미수(美壽)중국 역사 대장정 #4-2-2][베이징]이화원(颐和园)-2

[이전 편] 베이징 이화원 1편 여행기 보러가기 이화원 전편에 이어서 계속 이어집니다. 웅장한 건축물은 명실상부한 이화원의 중심이자 최대 랜드마크인 불향각(佛香阁, Foxiangge)입니다.만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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