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 찾아서

산동성 곡부의 공부채(孔府菜) - 궐리빈사(阙里宾舍)

화평지인 2026. 6. 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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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美壽)중국 역사 대장정 #2-3]유교의 성지, 곡부 공림(孔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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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채(孔府菜, Kongfu Cuisine)

이렇게 삼공을 모두 구경하고, 공림에서 택시를 타고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곡부의 유서 깊은 최고급 호텔인 궐리빈사(阙里宾舍, Queli Hotel)로 향하였습니다. 궐리빈사에 도착하니 한쪽의 큰 홀에서는 결혼식이 있는지 시끌시끌하였는데 서빙은 다른 작은 방으로 안내하였습니다. 조용하고 바깥에는 분수 조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음식을 시켰는데, 그중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공부채를 소개하겠습니다..

1)양관삼첩(陽關三疊 / 阳关三叠)

공부채 - 양관삼첩

 

비주얼의 요리는 공자의 가문에서 전해 내려오는 연회 요리인 '공부채(孔府菜, Kongfu Cuisine)'의 가장 대표적인 시그니처 요리 중 하나인 '양관삼첩(陽關三疊 / 阳关三叠)' 또는 공부채 특유의 전통 방식으로 조리된 '공부 도수 양다리 구이(孔府刀酥羊腿)' 계열의 요리입니다. (종종 밀가루 피로 감싸 구웠다는 뜻에서 '면포양퇴(面包羊腿)'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요리가 곡부의 유서 깊은 최고급 호텔인 궐리빈사(阙里宾舍, Queli Hotel)에서 외국의 국가 원수나 유명 인사들이 올 때마다 대접하는 최고의 요리로 꼽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와 재미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요리의 특징과 비밀

  • 빵(밀가루 피) 속에 숨겨진 고기: 겉보기에는 커다란 고기빵이나 파이처럼 생겼지만, 저 바삭하게 구워진 밀가루 피를 갈라보면 양념된 양다리 고기(또는 소고기)가 통째로 혹은 먹기 좋게 조리되어 숨어 있습니다. 육즙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밀가루 반죽으로 감싸서 오븐에 구워내기 때문에, 고기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촉촉한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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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옆에 놓인 알루미늄 호일 봉: 사진 속 왼쪽에 은박지(알루미늄 호일)로 감싸진 긴 막대는 고기를 다듬거나 잡고 뜯을 수 있게 해주는 뼈 부분이거나, 요리를 서빙한 후 퍼포먼스용으로 밀가루 껍질을 깨뜨릴 때 쓰는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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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을 가져온 서빙은 사진옆에 있는 호일로 싼 막대기로 두드려서 깨라고 하기에 우리는 이 양관삼첩을 여러번 두드려서 깨고 나니, 서빙은 가지런히 놓아준 상태가 사진(아래) 처럼 되었습니다.

다진 마늘 간장 소스: 공부채는 산둥 요리(노채, 鲁菜)의 정수이기 때문에 마늘을 아주 잘 씁니다. 옆에 곁들여진 소스는 기름진 고기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특제 마늘 간장 소스입니다. 바삭한 밀가루 피를 뜯어서 소스에 찍어 먹어도 별미입니다.

양관삼첩을 호일로 싼 방망이로 깨서 벌어진 모습

문화적 배경

곡부의 궐리빈사는 공묘(공자 사당)와 공부(공자 후손들의 저택) 바로 옆에 위치하여, 전 세계의 내빈들이 방문했을 때 국빈관 역할을 하던 곳입니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공부채(孔府菜)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 '음식에 예(禮)와 문화를 담는다'는 공자의 가르침이 깃들어 있습니다. 귀한 손님이 먼 길을 오셨을 때 서운함 없이 가장 풍요롭고 따뜻하게 대접한다는 의미를 담아 비주얼부터 맛까지 극적인 즐거움을 주도록 설계된 요리입니다.

외국의 유명 인사들이 감탄하며 먹었다는 그 전설적인 공부채를 궐리빈사에서 직접 경험하니, 정말 중국 여행 다니면서 오랫만에 제대로 된 미식 여행을 하였습니다. 겉의 바삭함과 속의 촉촉한 육수 가득한 고기의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2) 역사의 이야기가 담긴 노벽장서(魯壁藏書)

곡부 궐리빈사의 자랑인 '공부채(孔府菜)' 중 매우 높은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 명품 요리, '노벽장서(魯壁藏書)'입니다.

뒤편에 있는 장식은 큰 무를 가지고 공묘에 있는 노벽(魯壁)을 정교하게 조각해 만든 서예 장식품입니다. 이 요리는 그 조각된 글씨와 밀가루 전병 롤의 모양에 공자 가문의 엄청난 역사적 생존 스토리가 숨어 있습니다.

1. 무 조각에 새겨진 글씨: 魯壁 (노벽)

뒤편 야채 조각에 선명하게 새겨진 두 글자는 '노벽(鲁壁)'입니다.

  • 노벽(魯壁)의 뜻: '노나라 시절의 벽'이라는 뜻으로, 공자의 생가에 있던 실제 벽을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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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겨진 역사 이야기: 진나라 시기, 진시황이 실용 서적을 제외한 사상서들을 모두 불태우고 유학자들을 묻었던 '분서갱유(焚書坑儒)'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때 공자의 9대손이었던 공부(孔鮒)라는 인물이 유교의 핵심 경전인 《논어》, 《상서》, 《예기》 등이 영원히 사라질 것을 우려해, 공자 생가의 두터운 벽 속에 책들을 몰래 숨겨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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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후 한나라 시기에 이르러 노나라의 공왕(恭王)이 궁전을 넓히기 위해 공자의 옛집을 허물다가 이 벽 속에서 기적적으로 보존된 경전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극적인 사건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논어》를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며, 유학자들에게 '노벽'은 '문화를 지켜낸 성스러운 벽'이라는 불멸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2. 앞의 음식: 숨겨진 경전을 형상화한 '전병 롤'

앞에 정갈하게 놓인 5개의 밀가루 전병 롤은 바로 '벽 속에 숨겨두었던 대나무 책(죽간)과 경전'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 요리의 구성: 얇고 깃가분하게 구워낸 전병(밀전병) 속에 아삭한 파와 부드럽게 조리된 고기(보통 오리고기나 돼지고기 볶음)를 소스로 양념해 둘둘 말아낸 요리입니다. 롤의 가운데를 푸른 미나리나 부추 끈으로 묶어 마치 고대 서적을 묶어둔 끈처럼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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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의 특징: 산둥 요리의 특징인 '밀전병에 파와 고기를 싸 먹는 문화(베이징 카오야를 싸 먹는 방식의 원류)'를 고급스럽게 재해석한 요리입니다. 파의 알싸함과 고기의 감칠맛이 전병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한국인 입맛에도 아주 잘 맞습니다.

 

맛집 후기 팁

이 요리는 단순하게 음식을 먹은게 아니고 이 전병속에 담겨져 있는 위대한 역사의 이야기를 먹는것 같았습니다. 전병 한 입 베어물때마다 나는 살아있는 역사를 먹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진시황의 분서갱유 때 목숨을 걸고 공자의 벽 속에 숨겨두었던 경전들, 그 덕분에 인류의 유산인 《논어》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궐리빈사에서는 이 위대한 역사를 무 조각으로 '노벽(魯壁)'이라 새기고, 전병을 동그랗게 말아 '벽 속의 경전'으로 재탄생시켰더군요. 역사를 입으로 맛보는 듯한 경이로운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