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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美壽)중국 역사 대장정 #6-1-2-1][산시성] 대동(大同): 화엄사(华严寺)-1

화평지인 2026. 6. 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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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美壽)중국 역사 대장정 #6-1][산시성] 대동(大同): 화엄사(华严寺)선화사(善化寺)구룡벽(九龙

산시성 대동(다퉁) 고성에서 깊은 밤을 보내고, 이튿날 아침 일찍 눈을 떴습니다. 새벽녘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고성의 성벽과 얼어붙은 해자를 바라보며 시작한 아침 산책은 그 자체로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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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엄사(華嚴寺)

보광명전(普光明殿)

건축물은 대동 화엄사로 들어서서 산문(山門)을 지나면 마주하게 되는 상화엄사(上華嚴寺) 구역의 핵심 전각 중 하나인 '보광명전(普光明殿)'입니다.

화엄사의 첫인상을 품은, '보광명전(普光明殿)'
화엄사의 정문인 산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계단 위로 묵직하고 당당한 기세를 뽐내는 보광명전(普光明殿)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처마 밑에 걸린 선명한 푸른색 바탕의 '보광명전' 현판과 붉은 등롱이 고풍스러운 목조 건축과 어우러져 아주 고즈넉하면서도 화려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름의 유래: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신 후 <화엄경>을 설법하셨던 고대 인도의 '보광명전' 도량에서 이름을 따온 전각입니다. 화엄종의 사상을 담은 화엄사에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공간이죠.

건축적 특징: 단층 歇山頂(歇山顶, 팔작지붕 모양) 구조로 되어 있으며, 지붕 곡선이 완만하면서도 처마가 깊게 뻗어 나간 북방 요·금 시대 특유의 선이 아름답게 재현되어 있습니다. 기단 위에 우뚝 솟아 있어 계단을 걸어 올라갈 때 장엄한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내부의 보물 (화엄삼성): 전각 내부에는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불(본존불)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문수보살, 오른쪽에는 보현보살이 모셔져 있는 '화엄삼승(화엄삼성)'의 공간입니다. 또한 대웅보전 못지않게 이곳 내부 벽면도 웅장한 불교 이야기(선재동자의 53참 등)를 담은 아름다운 벽화로 가득 차 있어, 화엄사 본당으로 향하기 전 마음을 경건하게 가다듬기에 최고의 장소입니다.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과 협시

화엄사 보광명전(普光明殿) 내부의 핵심인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과 협시 권속들의 웅장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 불상 무리는 요·금 시대의 전통 조각 양식을 현대에 아주 정교하고 아름답게 재현해낸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웅장함에 압도되는 보광명전 주불, '비로자나불'보광명전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을 압도하는 것은 연꽃 좌대 위에 결가부좌를 하고 앉아 계신 거대한 황금빛 비로자나불입니다. 비로자나불은 불교(화엄종)에서 우주의 진리 그 자체를 상징하는 법신불(法身佛)입니다.  

 

자비로운 상호(지권인): 부처님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오른손으로 왼손 검지를 감싸 쥔 지권인(智拳印)을 하고 계십니다. 이는 이치와 지혜, 중생과 부처가 원래 하나라는 깊은 뜻을 담은 수인입니다. 온화하면서도 엄숙함이 느껴지는 얼굴(상호)과 황금빛 서기가 보는 이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화려함의 극치, 신광과 두광: 부처님 등 뒤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불꽃 모양의 광배(신광과 두광)를 주목해 보세요. 청색과 붉은색, 녹색이 정교하게 어우러진 구름과 불꽃 문양이 입체적으로 조각되어 있어, 마치 부처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줍니다.

 

좌우를 지키는 제자상: 비로자나불 양옆에는 부처님의 두 위대한 제자가 서서 보좌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기준 오른쪽(사진 왼쪽)에서 다소 젊은 모습으로 손을 모으고 있는 이는 다문제일(多聞第一)의 아난타(아난)입니다.  부처님 기준 왼쪽(사진 오른쪽)에서 고조된 수행자의 연륜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서 있는 이는 두타제일(頭陀第一)의 마하가섭(가섭)입니다.  

 

조화로운 불교 미술의 배경: 이 세 존상 뒤쪽 벽면에는 오색구름 속에서 상서로운 기운이 피어오르고 천인(비천)들이 날아다니는 듯한 섬세한 벽화가 배경으로 받쳐주고 있어 공간의 입체감과 종교적 장엄함을 한층 더 끌어올립니다.

대웅보전 후랑(後廊)

사방이 불교 예술로 가득 찬 신비로운 공간, '대웅보전 후랑(後廊)'
대웅보전의 거대한 오불상 뒤편으로 걸어가면,바닥부터 높은 천장까지 전각 전체가 온통 화려한 벽화로 채워진 가슴 벅찬 통로를 마주하게 됩니다. 관람객이 아이에게 손을 들어 벽화를 설명해주는 장면에서 이 공간이 주는 압도적인 크기와 예술적 아우라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입체적인 파노라마, 거대한 스케일:
정면뿐만 아니라 측면, 후면 벽까지 꺾어지며 연속되는 벽화는 마치 거대한 불교 미술 박물관의 비밀 통로를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정교하게 짜인 목조 천장의 단청(정두)과 거대한 기둥, 그리고 그 사이를 가득 메운 오색 벽화가 조화를 이루어 전각 내부 전체가 하나의 완벽한 불국토(ideal world)를 이룹니다.

그림으로 읽는 흥미진진한 불교 대서사시:
정면벽에 이어 후면벽으로 이어지는 이 그림들은 앞서 말씀드린 선재동자의 구법 여행 에피소드가 더욱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구름으로 칸이 나뉜 화면 곳곳에는 높은 탑, 산수 풍경, 그리고 다양한 스승들의 처소가 보입니다. 각 장면마다 붉은색 세로 칸(방제) 안에 어떤 내용인지 한자로 친절하게 설명이 적혀 있어, 당시 장인들이 이 거대한 벽화를 얼마나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기획했는지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감동의 길:
차분하고 깊이 있는 천연 광석 안료의 빛깔 덕분에, 어두운 전각 내부에서도 벽화는 고유의 은은한 아우라를 뿜어냅니다. 수백 년 전 장인들이 붓을 들고 서 있었을 바로 그 자리에 서서, 천천히 벽화를 따라 걸으며 손으로 짚어보는 경험은 대동 화엄사 여행 중 가장 깊은 여운을 남기는 순간입니다.


화엄사 대웅보전 벽화

화엄사의 꽃이자 세계적인 불교 미술 유산으로 꼽히는 대웅보전 내부의 초대형 명작 벽화입니다.
카메라 프레임을 가득 채우고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이 벽화

천상의 세계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화엄사 대웅보전 벽화'
보광명전을 지나 화엄사의 가장 깊숙한 곳, 대웅보전에 들어서면 사방 벽면을 빈틈없이 채운 거대한 벽화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 벽화는 청나라 시기(공예 기술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내로라하는 장인들이 참여하여 완성한 불교 회화의 정수입니다.

세련되고 유려한 인물 묘사:
왼쪽편에 은은한 녹색 광배를 두른 보살님과 그를 따르는 천인(선녀)들이 보입니다. 인물들의 이목구비가 아주 섬세하고 온화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손끝 하나하나의 동작이 살아 움직이는 듯 유려합니다. 특히 몸에 걸친 비단 자락(의대)이 바람에 날리는 듯한 곡선 묘사는 천년의 미학이 청나라 때 어떻게 집대성되었는지 잘 보여줍니다.

불교 경전의 집약체, '선재동자의 구법 여행':
벽화 아래쪽을 자세히 보면 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를 올리는 어린아이 모습의 조각이나 그림이 보입니다. 이는 <화엄경>의 핵심 내용인 '선재동자(善財童子)'가 참된 깨달음을 얻기 위해 53명의 지혜로운 스승(선지식)을 찾아 떠나는 구법(求法) 여행의 장면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그려낸 것입니다.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받고 다음 여정으로 향하는 스토리가 벽면 가득 드라마틱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상서로운 자연과 천상의 배경:
인물들 사이사이를 채우고 있는 뭉게구름(상운)과 푸르른 보수(寶樹), 그리고 정교하게 그려진 고대 궁궐 건축물들은 이곳이 우리가 사는 사바세계가 아닌, 부처님과 보살들이 머무는 '화장세계(華藏世界, 불교의 이상향)'임을 시각적으로 웅장하게 웅변합니다.

광석 안료가 만들어낸 영원의 색채:
이 벽화가 놀라운 이유는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색이 바래지 않고 선명하다는 점입니다. 천연 광석을 갈아 만든 안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세월의 때가 묻었음에도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화려한 청색, 녹색, 주홍색의 빛깔이 그대로 살아있어 고고한 품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관람 팁 : "책 한 권으로도 다 못 읽을 <화엄경>의 방대한 대서사시가 거대한 벽면 위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정교한 붓 터치와 살아있는 색감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멈추지를 않았습니다.

대웅보전 주불 바로 뒷면(후불벽)에 그려진 불화의 왕,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대웅보전 주불 바로 뒷면(후불벽)에 그려진 불화의 왕,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대웅보전 주불 바로 뒷면(후불벽)에 그려진 불화의 왕,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대웅보전 주불 바로 뒷면(후불벽)에 그려진 불화의 왕,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후불벽을 장식한 최고의 걸작,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대웅보전의 중심인 비로자나불 바로 뒷면(후불벽)으로 돌아서는 순간, 숨이 멎을 듯 고아한 자태를 뽐내는 거대한 관세음보살 벽화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통로를 걷는 관람객들의 크기를 훌쩍 뛰어넘어 벽면 상단까지 거대하게 묘사된 이 그림이 바로 불교 회화의 정수라 불리는 ‘수월관음도’입니다.

수월관음(水月觀音)의 의미:
달이 맑은 밤, 물가 바위(보타락가산)에 앉아 물에 비친 달을 달관하듯 바라보며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물속의 달이 실재가 아니듯, 세상의 모든 집착과 고통 또한 덧없는 것임을 깨우쳐 주는 심오한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화려함과 섬세함의 극치
가까이서 바라본 보살님의 모습을 보면 그 정교함에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머리에는 화려하게 보석이 박힌 보관을 쓰고 계시며, 온몸을 감싼 수많은 구슬 목걸이(영락 장식)와 비단 띠들이 한 올 한 올 유려하게 흘러내립니다.


특히 온화하면서도 모든 것을 포용하는 듯한 자비로운 눈빛과 엷은 미소(상호)는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단숨에 평온하게 만들어 줍니다. 보살님의 발아래로 굽이치는 파도와 정교한 연꽃 문양의 디테일 또한 압권입니다.

그림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
관세음보살님 주변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요소들이 가득합니다. 보살님 오른쪽 위편에는 보살님을 수호하듯 영험한 흰 새(청조)가 날아다니고 있고, 보살님 왼쪽 아래를 보면 관세음보살에게 가르침을 청하기 위해 찾아온 지혜로운 아이, 선재동자가 아주 작게 묘사되어 보살님을 우러러보고 있습니다.

관람 팁 : 이 수월관음도는 화엄사 전각 내부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과 색채를 자랑하는 조형 예술입니다.

비로자나불 바로 뒷벽에 그려진 수월관음도를 마주한 순간, 왜 이 벽화가 세계적인 찬사를 받는지? 거대한 스케일 속에서도 보살님의 눈빛과 손끝, 영락 장식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 숨 쉬듯 섬세하게 표현된것 같았습니다.

 

천 년 전 요·금 시대의 미학이 청나라 장인들의 정교한 붓끝을 통해 완벽하게 살아난 듯한, 대동 여행 중 가장 뛰어난 벽화라는 말이 결코 그냥 나온 말이 아님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른쪽 벽면의 선재동자 구법도

오른쪽(동측)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선재동자의 구법 에피소드를 아주 선명하게 담고 있습니다.

이 벽화는 대하소설을 그림으로 옮겨놓은 것처럼 인물 간의 대화와 스토리가 완벽하게 살아있어 블로그에 이야기 형식으로 풀기 아주 좋은 소스입니다. 티스토리에 바로 쓰실 수 있도록 흥미진진한 설명 원고를 만들어 드립니다!

정교한 이야기의 대서사시, '오른쪽 벽면의 선재동자 구법도'
후불벽의 수월관음도를 감상하고 대웅보전의 오른쪽(동측) 벽면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또 다른 차원의 정교함을 자랑하는 연작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상서로운 오색구름이 칸칸이 구획을 나누며 선재동자가 여러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얻는 여정이 만화 파노라마처럼 드라마틱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속에 숨겨진 붉은 칸(방제):
벽화 곳곳에 세로로 길쭉한 붉은색 사각형과 그 안에 적힌 한자들이 보입니다. 이것은 불교 회화에서 일종의 '설명 자막' 역할을 하는 방제(榜題)입니다. 선재동자가 도달한 곳이 어디인지, 그리고 지금 만나고 있는 지혜로운 스승(선지식)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기록해 두어, <화엄경>의 방대한 텍스트를 모르는 대중들도 그림을 보며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장인들의 깊은 배려가 돋보입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들의 표정과 연출:
그림 하단: 바위 위에 편안한 자세로 털썩 걸터앉아 있는 스승(선지식)과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공경하게 손을 모은 채 질문을 던지는 선재동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주변에는 이 문답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거나 귀를 기울이고 있는 다른 동자들과 수행자들의 표정이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고 유머러스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림 상단과 중앙: 구름을 타고 화려한 깃발과 번(幡)을 든 채 천상에서 내려오는 듯한 고귀한 신장(가운데 초록색 가사를 입은 인물)과 선녀들의 무리가 보입니다. 이들이 입은 옷자락의 섬세한 주름과 흔들리는 장식품들은 당장이라도 벽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강렬한 입체감을 선사합니다.

동양 전통 산수화와의 아름다운 결합:
인물들의 뒤편으로는 빽빽하게 우거진 푸른 나무들과 아스라이 멀어지는 절벽, 그리고 구름 사이에 신비롭게 솟아오른 고대 궁궐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종교화를 넘어 당시 청나라 최고 수준의 산수화와 인물화 기술이 어떻게 종교 예술 안에서 융합되었는지를 완벽하게 증명해 줍니다.

관람 팁 : 정면벽이 주는 웅장한 감동에서 깨어나 오른쪽 벽으로 돌아서니, 이번에는 한 편의 거대한 불교 애니메이션이 벽면 가득 흐르고 있었고, 칸칸이 나뉜 구름 속에서 선재동자가 스승의 말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귀여운 모습, 그리고 친절하게 적혀 있는 한자 자막들을 보면서 이렇게 많은 역사 흔적을 뇌리속에 다 담기가 너무 벅차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왼쪽벽의 선재동자 구법도(善財童子求法圖)

화엄사 대웅보전의 왼쪽편에 있는 하나의 핵심적인 선재동자 구법도(善財童子求法圖) 연작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 장면은 선재동자가 만난 53명의 스승(선지식) 중에서도 가장 극적이고 시각적으로 화려한 존재인 '대자재천(大自在天, 시바신에서 유래한 불교의 수호신)' 또는 위엄 있는 천신(天神)을 만나는 대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자 위에 올라탄 천신과의 만남, '화엄경 변상도 벽화'
오른쪽 벽면에 이어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유독 역동적이고 기이한 풍경이 펼쳐지는 거대한 벽화 앞에 멈춰 서게 됩니다. 선재동자의 구법 여행 중에서도 평범한 인간 스승이 아닌, 천상의 강력한 신(神)들을 만나 지혜를 배우는 장엄한 순간의 벽화입니다.

사자(또는 해태)를 탄 천신의 강렬한 존재감:
벽화의 오른쪽 중심을 보면, 푸른빛이 감도는 상서로운 사자(또는 영수) 모양의 신수를 타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거대한 천신이 보입니다. 화려한 원형 광배(두광과 신광)를 두르고, 한 손을 들어 선재동자에게 무언가 깊은 진리를 설파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신수의 고삐를 쥐고 있는 우락부락한 호법신장들의 역동적인 모습과 대비되어 천신의 표정은 지극히 고요하고 평온합니다.

지혜를 갈구하는 선재동자의 간절함:
그 바로 앞(화면 중앙 하단)에는 녹색 광배를 두른 채 두 손을 정성스럽게 모으고 천신을 올려다보는 선재동자가 있습니다. 거대한 천신의 스케일에 비해 작게 표현되어 있지만, 부처의 지혜를 한 자락이라도 더 얻고자 하는 간절함과 경외감이 소년의 눈빛과 곧은 자세에서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이색적인 스승들:
중앙 상단: 온몸에서 강렬한 비추는 빛(방광)을 뿜어내며 명상에 잠겨 있는 신비로운 수행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주변에는 구름을 타고 온 수많은 천인들이 그 주위를 감싸며 경배하고 있습니다.

왼쪽 상단: 제단 혹은 높은 의자 위에 앉아 왕관을 쓰고 엄숙하게 좌정해 있는 또 다른 세계의 왕이나 신의 모습이 보이고, 그 아래로는 푸른 기운을 뿜어내는 야차나 신장 계열의 존재가 묘사되어 불교 세계관의 방대함을 시각적으로 증명합니다.

왼쪽 하단: 흰 가사를 걸치고 지팡이를 짚은 채 동자와 함께 걸어 나오는 도인 형태의 스승도 보여,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위해서라면 신분과 형태를 가리지 않고 세상의 모든 지혜를 찾아다녔음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관람 팁 : 이 왼쪽 벽화는 오른쪽 벽면보다 훨씬 '초자연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강합니다.

벽면을 따라 걸을수록 <화엄경>이 말하는 우주의 스케일에 압도당한다. 이번엔 구름 속에서 사자를 타고 나타난 거대한 천신과 몸에서 화한 빛을 뿜어내는 수행자들이 등장했다. 그 기라성 같은 천상의 존재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오직 '진리'만을 묻고 있는 작은 선재동자의 뒷모습을 보며, 문득 나의 삶과 배움에 대한 자세를 돌아보게 만드는 깊은 울림이 있는 벽화였습니다.

상화엄사(上華嚴寺)와 하화엄사(下華嚴寺)의 비밀
대동 화엄사를 걷다 보면  '상화엄사(上華嚴寺)'라고 적힌 고풍스러운 문을 만나게 됩니다. 원래 대동 화엄사는 하나의 사찰이었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며 '위쪽 사찰(상화엄사)'과 '아래쪽 사찰(하화엄사)'이라는 두 개의 독립된 사찰로 나뉘어 운영되던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시 하나로 합쳐져 통합 입장권으로 모두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 둘은 위치뿐만 아니라 품고 있는 보물과 성격도 완전히 다릅니다.

1. 상화엄사 (上華嚴寺) : 황실의 장엄함과 웅장함의 극치
뜻: 말 그대로 경내에서 상대적으로 '위쪽(서쪽 높은 지대)'에 자리 잡은 구역을 의미합니다.
성격: 요나라 황실의 종묘 역할을 했던 화엄사의 메인 스트리트입니다.
우리가 본 것들: 앞서 감탄했던 보광명전의 황금빛 비로자나불과 화려한 선재동자 벽화, 그리고 천년 고건축의 정수인 대웅보전이 모두 이 '상화엄사' 영역에 속합니다. 웅장한 건축 스케일과 황실의 기품을 느끼는 곳이 바로 상화엄사입니다.

2. 하화엄사 (下華嚴寺) : 천년 전 요나라의 진짜 국보를 품은 곳
뜻: 상화엄사보다 지형적으로 조금 '아래쪽(동쪽 낮은 지대)'에 위치한 구역입니다.
성격: 황실의 의례보다는 불교 경전을 보관하고 연구하던 학승들의 공간(도서관 역할)에 가깝습니다.


하화엄사의 핵심 보물, '박가교장전(薄伽教藏殿)':
사실 화엄사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진짜 요나라 시대 건축물(1038년 건립)'은 대웅보전이 아니라 하화엄사의 박가교장전입니다. 전쟁 통에도 파괴되지 않고 천년을 버틴 기적의 전각이죠.


이 내부에는 요나라 때 만든 정교한 목조 책장(경장)이 벽면을 채우고 있고, 무엇보다 중국 불교 조각의 최고 걸작이라 불리는 요나라 시대의 진흙 조각상(채소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살짝 미소를 머금고 합장한 채 서 있는 '합장로사나불(일명 동방의 비너스)' 상은 꼭 보고 가야 하는 하화엄사의 보물입니다.


화엄사 2편이 이어집니다.

[다음 편] 대동 화엄사 2편 여행기 보러가기 https://peaceofman.tistory.com/26

 

[미수(美壽)중국 역사 대장정 #6-1-2-1][산시성] 대동(大同): 화엄사(华严寺)-2

[이전 편] 대동 화엄사 여행기 전편 먼저 보기 천년 목조건축의 웅장함과 오불상이 숨 쉬는 곳, '대웅보전(大雄寶殿)'위치: 보광명전 뒤편으로 더 깊숙이 걸어 올라가면 나타나는, 화엄사에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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